4/25에는 두 번째로 졸업시험을 봤다. 그리고 4/28에는 졸업 요건을 충족시켰음을 확인했다. 실제로도 시간 잡아먹는 귀신이었고, 마음에도 큰 부담이 되었던 중국어라는 태산을 하나 넘기니 마음이 너무나 편해지더라.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보냈다. 한시 바삐 달려가야 할 시즌이긴 하지만 그래도 숨을 좀 고르고 싶었다. 한 쪽으로는 개발 공부를 하면서 한 쪽으로는 중국어 공부를 하는 시간 동안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 감이 있었다.
문제는 어느 정도 에너지가 보충이 되고 나니, 개발 공부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가 날 덮쳤다. 그래서 지금 뭘 공부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공부해야 할 것들은 너무 많고, 그렇다고 그걸 전부 다 공부할 수는 없다. 결국 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선택을 해야했다.
중국어 공부는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하기 싫었지만, 굉장히 명확한 과업들을 던졌고 그래서 혼란하지 않았다. 반면 개발 공부는 어떤가. 배우는 것들에 흥미를 느끼고 학습에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고 배우는 하나하나가 취업에 직결되어있다고 느끼는 순간 조급하게 된다.
혼란과 조급함은 시너지를 내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단기적인 목표인 개발자로의 성공적인 데뷔를 이루기까지의 길에서 공부해야 할 것들이 여러가지인 상황을 견디기는 쉽지 않았다. 심지어 중국어 공부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져 시간이 남게되자, 불안해 할 시간이 더욱 늘어났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뭘 하려고 했는지, 뭘 해왔는지, 앞으로는 뭘 해야 하는지,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든 것이 미지수인 상황을 직접 겪어보니, 취업을 준비하던 기간의 친구들이 다들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이해가 되더라.
그럼에도 지구는 돈다. 개발자를 준비하던 많은 이들은 나와 같은 혼란의 시간을 겪었을 것이고, 취업을 준비하던 거의 대부분의 이들은 나와 같은 초조함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회에 진입해야 하는 나와 같은 청년들이 나처럼 불안함에 떨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구는 돌아서, 그들은 모두 성장했고 자신의 목표를 향한 일보전진을 이뤄냈으며,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
내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있었다. '불안해해서 뭐가 바뀌는데'. 친구들이 불안해 할 때마다 해주던 말이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운에 달려있으니 불안해 할 것이 없다. 최선을 다했을 때 결과가 불만족스러웠던 적은 별로 없더라.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 스프링의 여러 기능을 익히고, 좋은 코드를 작성하기 위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러한 기준을 세우기 위한 독서를 이어가고,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의 코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 아 물론 건강을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도 놓치면 안될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도는 것처럼. 그래도 나는 전진해야한다.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그러했던 것처럼.
'Swimming >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7/29> 선생님 늘 감사합니다. (0) | 2023.07.30 |
---|---|
<5/30> 오랜만입니다. (0) | 2023.05.30 |
<2/1> 아이패드 일주일 체험기 (1) | 2023.02.02 |
<1/2> Happy New Year! (0) | 2023.01.02 |
<12/19> 메시의 Last Dance, 그리고 GOAT (1) | 2022.12.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