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하루 지난 9/6일이다. 아마 '어제'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할 것 같은데, 날짜가 헷갈린게 아니라 하루 늦게 글을 작성해서 그런 것이니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사람은 태어나서 수많은 첫 경험을 한다. 처음 숨을 쉬고, 처음 사람을 만나고, 처음으로 배변활동도 해보고, 처음으로 울어도 본다. 조금 더 크면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고, 처음으로 교육을 받으며, 처음으로 혼이 나보기도 한다.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첫 사랑도 해보고, 첫 이별도 해본다. 그렇게 수많은 첫 경험을 하고 나면, 비로소 '나는 좀 컸다' 라고 생각이 들곤한다. 그러나 아직 세상은 넓고 해보지 못 한 경험은 많으며 여전히 우리는 어리다.
어제는 첫 면접을 봤다. 비로소 사회로 나가는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첫 회사를 가는 것이다보니, 내 나름 여러 회사 중에서 고르고 골라 선택한 회사들 중 하나였고 다행히도 서류 전형에 합격해 1차 면접을 진행했다. 1차 면접은 기술 면접과 직무 적성 면접이 적절히 섞여 진행되었는데, 면접을 CTO님께서 직접 진행하셔서 좀 놀랐다. 그리고 '이제는 좀 컸나?' 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다시 한 번 힘찬 매질을 가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해 글로 남기고자 한다.
사실 스타트업에 지원하면서 가장 염려했던 부분은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일지를 잘 모른다'는 점이었다.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의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당근이나 우아한 형제들이 있는 반면, 정부 지원금만 축내며 흐지부지 무너지는 스타트업들이 있기 마련이다. 내 나름대로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 중 해당 사업에 진심이라고 판단한 기업들에 지원하기는 했다만, 여전히 해당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는 미지수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기술 면접을 CTO님이 직접 진행하시는 것을 보고 일단은 안심이 됐다. 사실 면접을 아래 직원에게 맡겨도 됐을텐데 직접 면접 자리에 나오셔서 면접자와 얼굴을 마주하시고 질문을 하신다는 것은 그만큼 인원을 선발하는 부분에 있어 역량을 갖춘 인원을 직접 뽑고 싶다는 뜻이니 말이다. 덕분에 좋은 회사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CTO님께서 권위적으로 면접자를 대하시는 것이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려고 노력하시는 것이 드러나는 분이라 첫 면접임에도 지나치게 긴장하지는 않은 것 같다.
뭐 좋은 회사고 CTO님께서 좋은 분인건 그렇다 치고, 나는 어땠는지를 좀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평소에 공부했던 부분이나 알고있었던 부분도 까먹거나 긴장한 탓에 제대로 답변하지 부분이 많고, 깊이 공부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이 티난 것 같다. 좀 더 준비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면접을 보는 당시에는 일단은 최선을 다했으니 어쩔 수 없다. 만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부족했던 부분을 다시 잘 보충해야겠지.
면접 때 받았던 질문을 좀 적어보려고 한다. 면접이 끝나자마자 어떤 질문들을 하셨는지를 기록해놓기는 했는데, 워낙 긴장한 탓에 모든 질문을 기억하지는 못했다. 순서도 뒤죽박죽일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첫 질문은 간단한 자기소개였다. CTO님은 이런 질문을 하는 걸 별로 좋아하시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긴장된 분위기를 완화하고자 이런 질문을 주셨다고 하셨다. 나 역시 간단하게 어떤 교육 과정을 거쳤으며,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등을 답변드렸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답변했다고 생각은 드나, 현재 어떤 걸 공부하고 있는지를 좀 더 말씀드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테스트 코드를 짜보았는지도 여쭤보셨다. 테스트 코드를 짜보기는 했지만, 이게 옳게 된 테스트 코드인지는 잘 몰랐기에 '짜보기는 했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전 글에서 작성했던 테스트 코드와 관련된 내 문제점도 말씀드렸고, 해당 글을 작성했음도 말씀드렸다. 읽어보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면접 당시에 계속 내 블로그를 보셨던 것 같다. TDD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말씀드렸고, 그럼에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에는 TDD를 적용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말씀도 드렸다. CTO님께서도 테스트 코드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셨다. 특히, 배포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는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테스트 자동화를 적용하면 해당 부분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애초에 테스트 코드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적용해보지 못 한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Restful API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주셨다. 나는 HTTP 메서드에 맞게 각 기능을 구현하는 것과, Request와 Response의 Header, Body에 각각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담아주는 것이라고 답변드렸다. 우리 프로젝트에서는 적용이 잘 된 것 같냐고 질문을 주셔서, 그래도 각 메서드에 맞게 기능을 구현하고자 했고 정보도 필요한 부분에 담고자 노력했다. PUT과 PATCH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있었다. 정도의 답변을 드렸다.
이후에는 스프링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주셨다. DI와 AOP에 관한 질문을 주셨는데, '내가 정말 얕게만 알고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스프링은 DI를 직접 할까요? 그냥 직접 생성자로 만들어서 넣어주면 안되나요?' 라는 질문을 주셨을 때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DI가 뭔지도 알고, 스프링에서 어떻게 DI를 하는지도 아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왜 스프링 프레임워크가 직접 DI를 하지?' 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내 나름대로 알고있는 사실들과 결부시켜 답변드리긴 했는데, 답변이 잘 됐는지는 모르겠다.
AOP와 관련해서는 일단은 내가 알고 있는 AOP의 개념을 말씀드리고, '저는 AOP가 그렇게 중요한가? 싶기는 합니다.' 라고 답변드렸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여쭤보셔서, AOP는 좀 지나치게 제약이 강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Transactional을 AOP가 아니라 직접 작성하면 어떻게 할 것 같냐는 질문에 AOP가 꽤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었다. @Transactional이 없으면 우리는 DB를 건드리는 모든 코드를 순수 JPA로 다루고 전부 트랜잭션 코드를 구현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Advice도 AOP의 일환인데, 이런 점들을 말씀드리지 못한게 아쉽다.
JPA와 관련해서 주신 질문에는 답변을 너무 허술하게 드렸다. 특히, JPA를 왜 쓰는지, 영속성 컨텍스트 및 영속성 관리는 왜 사용해야 하는지 등에 제대로 답변드리지 못 한 점이 크게 아쉽다. 해당 부분은 분명히 공부했던 부분인데, 막상 답변하려고 하니 잘 생각이나지 않았다. 긴장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게 답변한 것 같아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로는 간단한 엔티티 설계를 해보자고 하셨다. 과정이 길어 자세하게 작성하지는 못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생각을 최대한 많이 해 엔티티를 설계했다.
컴퓨터 공학과 커리큘럼이 거의 같은 학과를 이중전공해서 cs관련한 질문도 하나 주셨다. 아주 흔한 '네이버에 접속하면 어떤 과정이 일어날지를 네트워크 관점에서 설명해주세요.' 라는 질문을 주셨다. 이 질문이 가장 아쉬운데, 이미 몇 번 겪어보고 준비했던 질문인데 제대로 답변드리지 못했다. 뭐 프로토콜 통신, OSI 7 Layer, 라우팅 등등을 다 섞어서 말씀드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외에 '왜 이중전공을 컴퓨터 공학 쪽으로 선택했는지', '취미가 뭔지', '아무 회사에나 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 회사를 제외하고 어디를 가고싶은지', '회사에 지원한 이유', '공부할 때 선호하는 매체(영상, 책, 아티클 중)', '살면서 너무 힘들 때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등을 물어보셨다. 이런 부분들은 내 나름의 생각을 말씀드렸다.
이렇게 복기하고 나니, 정말 내가 공부했다고 기록해놓은 것들 위주로 질문을 주셨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답변을 충실하게 드리지 못한 부분이 배로 아쉽다. '공부 해놨다고 써놓기만 하지, 실상은 안했네?' 라고 생각하셔도 딱히 변명하거나 핑계댈 거리가 없는 수준으로 답변을 드린터라... 공부했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복기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겠다.
생에 첫 면접이 지나갔다. 만족스러운 점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면접 경험이었지만, 이 아쉬움을 후회와 자책이 아닌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한 거름으로 삼는다면 이 한걸음은 나에게는 분명 큰 발걸음이 될 것이다.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공부는 어떻게 해나가야 더 내 것으로 체화시킬 수 있을지를 좀 더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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